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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도 없이 밀려 드는 일 깔끔하게 해치우는 법
뉴스위크스 테파니 모핸은 업무를 좀 더 조직적으로, 효율적으로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될 형편이었다. 치과의사로서 미국 아이오와주 데모인에서 치과병원과 치과 보조사 학교를 운영한다. 여덟 살도 안 되는 자녀가 세 명이며, 몇 주일 후면 넷째를 출산한다. 게다가 남편은 바쁜 외과의사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모핸의 책상은 진행 중인 업무와 관련된 서류들로 뒤죽박죽이다. ‘해야할 일 목록(to-do list)’은 끝이 없어 보인다. 모핸은 이런 상황을 고쳐보려고 안간힘이다.

드디어 지난달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생산성 컨설턴트 바버라 헴필을 초빙해 이틀 동안 업무 정리작업을 했다. 그들은 함께 사무실에 어질러진 불필요한 물건과 서류들을 정리하고, 서류 정리 체계를 확립하고, 좀 더 신속하게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전략을 의논했다. 그 결과 모핸의 책상이 말끔해졌을 뿐 아니라 서류가 매우 조직적으로 정리돼 보조사에게 더 많은 일을 위임하게 됐다. 헴필의 컨설팅 비용은 5000달러였다. “그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고 모핸은 말했다.

요즘 미국 전역의 직장인들은 업무의 조직화와 능률 향상을 추구하는 집단 히스테리에 걸렸나 보다. 벤저민 프랭클린(그는 “시간을 허비하지 마라. 언제나 유용한 일에 종사하라. 모든 불필요한 행동을 하지 마라”고 말했다) 시대 이후 시간관리 전문가들은 ‘업무 능률을 향상’하려고 나름대로 개발한 방식들을 강의해왔다. 그러나 요즘 업무를 신속히 끝내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 사람들은 오히려 더 늘어간다.

전자시대에 사는 우리는 e-메일과 블랙베리(개인 휴대 정보단말기),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정교한 데스크톱 소프트웨어(이론적으로는 모두 디지털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도록 설계됐다) 등 각종 첨단 장치에 눌려 숨도 제대로 못 쉴 지경이다. 생산성 산업은 바로 이 대목을 파고든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듯 새롭게 강조되는 생산성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느냐, 아니면 더욱 혼란스럽게 하느냐는 점이다.

최 근 미국에서 화제인 신저 ‘완벽한 혼란: 무질서의 숨겨진 장점(A Perfect Mess: The Hidden Benefits of Disorder)’은 실제로 무질서 상태를 옹호한다. 저자 에릭 에이브럼슨과 데이비드 H 프리드먼은 그동안 깔끔하게 정돈된 상태가 너무 과대평가돼 왔다고 주장한다. 저자들은 상품 진열에 두서가 없지만 성공한 서점과 철물점, 그리고 체계 없고 즉흥적인 실험을 통해 중대한 발견을 한 발명가와 과학자들을 예로 들었다.

에이브럼슨과 프리드먼은 또 업무의 조직화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실제 업무는 뒷전으로 밀려나게 만든 근로자의 일화를 소개했다. 그 근로자는 저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엑셀 스프레드시트를 이용해 그날의 업무 계획을 세우는 데 매일 한 시간씩을 소비했다. 그러던 어느 날 상사로부터 그 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쓴다는 지적을 받았다.”

정확한 통계자료는 없지만 생산성에 관한 관심 증가를 나타내는 증거는 많다. 우선 시간관리 세미나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또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첨단기술 회사들은 소비자들이 좀 더 효율적으로 일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기술을 요구한다고 말한다. 정리정돈에 필요한 각종 정리함과 수납용 가구를 파는 컨테이너 스토어의 매출 성장률은 연간 18%에 이른다.

또 지난 1월 인기 있는 생산성 관련 블로그 Lifehacker.com의 조회 수는 1090만 건에 이르렀다. 지난해 여름의 두 배가 넘는다. 그리고 전미 조직화 전문가 협회(NAPO)의 회원 수는 2004년 2542명에서 현재 4000명으로 늘었다.

생산성에 관한 자기계발서인 데이비드 앨런의 ‘끝도 없는 일 깔끔하게 해치우기(Getting Things Done)’와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은 출판된 지 오래됐지만 여전히 월스트리트 저널의 비즈니스 분야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들어있다. 애플의 북 캘리포니아 지역 컨설턴트 잭 에디슨은 동료들이 업무 효율성 향상 기술을 끊임없이 교체한다는 소식을 듣는다. “과체중인 사람들이 늘 다이어트 얘기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그는 말했다.

생산성에 관한 조언의 소비자와 제공자 모두 생산성 향상 운동의 인기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기업들은 감원하고 더 많은 업무를 더 적은 종업원에게 맡긴다. 또 시간 사용에 관한 자유재량권이 커지는 자영업자나 재택근무자가 점점 늘어난다. 직장에서 업무 외적인 요소로 주의가 산만해지는 일은 이제 보편적인 현상이 됐다. 한때 업무에 큰 도움이 됐던 e-메일이 시간 소모의 주범으로 탈바꿈하면서 그런 현상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몇 년 전만 해도 직장생활의 균형을 논할 때 관심의 초점은 주로 근무시간 선택제 같은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근로자들은 고용주가 아무리 융통성이 있다 해도 일반적으로 업무를 마치기 전에는 집에 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게다가 기술혁신은 새로운 도구의 개발로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기는커녕 유튜브(YouTube·동영상 공유 사이트) 같은 기막힌 볼거리로 근로자들의 주의를 더욱더 산만하게 했다.

이런 요소들을 종합해 볼 때 최근 미국의 생산성 성장률이 떨어졌다면 우연이 아니다. 무디스 Economy.com의 경제전문가 마크 잰디는 자신의 업무 습관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게 된다고 말했다. 블랙베리와 랩톱 컴퓨터, 휴대전화 덕분에 요즘 그의 업무 시간은 전보다 훨씬 더 길어졌다. 그런데도 늘 시간이 모자라 쩔쩔맨다. “물리적으로 더 많은 일을 할 시간을 내지 못한다. 그래서 업무를 제한하거나 내가 더 잘하는 일만 골라서 해야 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최 근 어느 목요일 잰디처럼 시간에 쫓기는 사람들 수백 명이 맨해튼 호텔의 한 연회장에 모였다. 그들은 1인당 595달러를 내고 데이비드 앨런의 시간 관리 강의를 들었다. 앨런의 기본 이론은 너무 많은 사람이 자신의 두뇌를 마치 서류 캐비닛이라도 되는 양 사용하며, 두뇌에 입력한 해야 할 일 중 뭔가를 잊어버리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그는 이 ‘오픈 루프(open loops: 꼭 하기로 했지만 당장 끝내기 힘들고, 계속 관심 갖고 진행시켜야 할 일을 가리키는 앨런의 용어)’들을 대형 ‘해야 할 일 목록’에 적어놓으라고 권한다. 그리고 그 일들을 프로젝트별로, 그리고 내용별로(전화로 할 일, e-메일로 할 일 등) 세심하게 분류한다.

업무 시간 동안 새로운 정보(예를 들면 e-메일)를 접했을 경우에는 그것이 2분 안에 처리될지 판단하고, 만약 아니라고 판단되면 나중에 처리하게끔 ‘액션’ 폴더에 보관한다. 가라테 검은띠 유단자이며 자신이 ‘업무의 무술(武術)’ 이라고 부르는 것을 연마하는 데 20여 년을 바쳐온 앨런은 자신이 이끄는 GTD(Getting Things Done) 운동의 목표가 단순히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운동은 스트레스 감소 또한 목표로 한다. “GTD의 약속 중 많은 부분이 마음 비우기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앨 런은 생산성 강의 부문에서 현재 가장 인기 있는 강사일지 모르지만 유일한 인물은 아니다. 지난 10년 동안 생산성 산업에서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기업은 스티븐 코비가 공동 창업한 유타주의 프랭클린 코비사다. 광범위한 세미나와 1대 1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89개 소매점에서 고급 다이어리 ‘프랭클린 플래너’를 판매하는 이 회사의 지난해 수입은 2억7900만 달러에 이르렀다.

생산성 전문가들의 조언은 중복되는 내용이 많지만 각각 미세한 철학적 차이점이 있다. 앨런의 추종자들은 ‘해야 할 일 목록’에 충실하고, 코비의 시간관리 체계에서는 매일매일의 계획과 우선순위 결정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는 사람들이 모든 일을 해내도록 돕지 않고 가장 중요한 일을 해내도록 가르친다”고 프랭클린 코비의 수석 부사장 고든 윌슨은 말했다.

이 두 거물 외에도 새로운 전문가들이 떠오른다. 지난 몇 년 동안 뉴욕 시티의 조직화 전문가 줄리 모건스턴이 잦은 TV 출연과 ‘아침에 e-메일 열어보지 마라(Never Check E-mail in the Morning)’라는 저서로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가을 그녀는 프랭클린 코비사와 제휴 계약을 맺었다. 요즘 이 회사는 우아한 여성용 다이어리 등 모건스턴의 시간관리 제품들을 판매한다.

시간관리 분야에서 모건스턴의 큰 혁신은 단순히 해야 할 일의 목록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각각의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을 추정해 하루에 성취할 일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측정하라고 권한다는 점이다. 그녀는 “그 일을 하는 데 얼마나 걸리겠느냐”는 물음에 대답하기, 그리고 “그 시간을 미리 정확하고 정직하게 판단하는 법을 배우기”가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고 말한다.

이런 시간관리 체계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종교 개종자들과 함께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들은 대개 이런 원칙들이 자신의 삶을 바꿔놓았다고 말한다. 보스턴에서 경영자 코치로 일하는 알리사 콘은 2년 전 앨런의 가르침을 접했다. 요즘은 전자 라벨 제조기를 이용해 세분화된 파일을 정리하고, ‘해야 할 일 목록’을 매일 고쳐 쓴다. “업무를 조직화하는 완벽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그녀는 말했다.

“전에 비해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 다이어트를 할 때와 마찬가지로 시간관리 체계를 사용하는 사람들 역시 누구나 조금씩 규칙을 어길 때가 있다. 콘의 책상은 여전히 깨끗하지 않으며, e-메일의 받은편지함이 완전히 비어있지도 않다. 그러나 그녀의 ‘해야 할 일 목록’은 ‘언젠가/어쩌면’ 등의 장기 항목을 포함해 완벽에 가깝다.

그렇지만 에이브럼슨과 프리드먼 등 ‘성공을 위한 혼돈’의 지지자들은 생활에 어떤 ‘체계’를 도입하는 일에 부정적 측면이 있다고 말한다. 컬럼비아 경영대학원 교수인 에이브럼슨은 시간관리에 새롭게 매료된 사람들이 개인 가계부 소프트웨어 퀴큰의 신규 사용자들(구입하는 껌 한 통 가격까지 기입하기 시작한다)만큼 강박적이 되기 쉽다고 생각한다.

에이브럼슨은 또 요즘 한창 인기 있는 생산성 향상 프로그램들이 과거에 한때 반짝했던 관리 프로그램, 총체적 품질관리(TQM)나 6시그마처럼 일시적 유행에 불과할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이런 프로그램들이 ‘불의 발명처럼 획기적’이라며 열광하지만 1~2년 지나면 또 다른 프로그램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한편 ‘완벽한 혼돈’은 조직화 전문가들 사이에서 당연히 거센 부정적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그 책의 저자들은 우리를 깔끔한 사람들의 집단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고객이 어질러 놓은 것을 깨끗이 정리해주면서 그들이 얼마나 나쁜지 말해주는 그런 사람들로 말이다”고 NAPO의 배리 아이잭 회장은 말했다.

사실 조직화 산업은 과거에 비해 어질러진 상태에 초점을 덜 맞춘다. 10년 전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조직화 컨설턴트로 일하던 아이잭은 주로 주택 소유자들을 도와 어질러진 주거 공간을 정리하고 주택용 수납 체계를 확립하는 일을 했다. 하지만 요즘은 업무 시간의 70%를 근로자들에게 e-메일 관리법을 가르치거나, 바쁘다고 느끼는 것과 생산적으로 일하는 것 사이의 차이점을 이해하도록 돕는 데 사용한다.

그는 자신이 주거 공간의 조직화에서 기업의 조직화로 방향을 바꾼 조직화 산업의 변화를 대표한다고 말한다. 지난해 수십 명의 조직화 전문가가 탁월한 생산성을 위한 네트워크(NPE)라는 새로운 그룹을 형성했다. 기업 지향적인 사업의 성격을 더 잘 반영하기 위해서다. 이것은 경제학을 기반으로 한 변화이기도 하다고 NPE의 공동 설립자 크리스 크라우치는 말했다. 기업에 강의를 제공하는 쪽이 차고가 뒤죽박죽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시간당 자문료를 받으며 컨설팅할 때보다 훨씬 더 벌이가 좋기 때문이다.

사무실 근로자들이 집중력을 간절히 추구하는 주 요인은 산더미처럼 밀려드는 e-메일 때문이다. 관리 전문가들은 사무원들에게 e-메일을 하루에 몇 번씩만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지키기 어려운 원칙이다. 이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웃룩 최신 버전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지난 1월 시판에 들어간 이 버전은 사용자들이 e-메일에 플래그(flag)를 붙여 분류하고 처리하도록 돼 있다.

받 은 e-메일을 자동적으로 ‘해야 할 일 목록’에 추가시킴으로써 사람들이 e-메일을 받는 즉시 답장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도움을 주자는 게 핵심 취지다. 각 메일에 언제까지 답장을 해야 하는지 일시를 명시하고, 일정표에는 e-메일 답장을 위한 시간을 정해 표시해 놓는다. 아웃룩과 새로 나온 비스타 운영 체계는 근로자들이 업무에 집중하도록 컴퓨터에 어떤 프로그램이 열려있든 업무 목록이 화면에 떠있도록 한다.

생산성을 추구할 때 균형 유지가 중요하다는 점은 생산성 전문가들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유능한 상사는 수시로 ‘사무실을 돌아보며 관리’할 여유를 가지면서도 언제나 자기 할 일을 제때 마친다. 마찬가지로 동료들과 차 한 잔을 나누며 보내는 느긋한 시간은 모든 근로자에게 도움이 된다. 그런 시간에 종종 기막힌 사업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혼돈의 지지자인 에이브럼슨도 현명한 시간 관리를 위해 모든 약속을 아웃룩 캘린더에 기입한다. 그는 휴대용 컴퓨터와 손목시계에도 똑같은 정보를 입력한다. 어떤 시간관리 전략을 사용하든 “우리는 일생 동안 ‘해야 할 일 목록’에 기재된 일을 모두 다 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꼭 그렇게 해보겠다는 목표를 가진 사람들은 생산성 향상 운동의 도움에 기대를 걸어봄 직하다.

With SAMANTHA HEN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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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세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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