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9년 8월 4일 화요일

오후에 여섯 살짜리 조카가 뜰에서 놀다가 무언가에 걸려 넘어져 무릎을 다쳤다. 아이가 큰 소리로 울자 동생 부부가 동시에 맨발로 뛰쳐나가 아이를 안고 들어와서는 허둥댔다. 동생은 아이를 꼭 껴안고 어쩔 줄 몰라 눈물을 글썽이고 동생 남편은 당황해서 연고를 찾는다고 이리저리 서랍을 뒤지느라 분주했다. 그때 어머니가 차분하게 말씀하셨다.
"그렇게 야단법석 떨지 마라. 애들은 뼈만 추리면 산다."
 
뼈만 추리면 산다... 성품이 온화한 어머니에게 어울리지 않는 과격한 말씀이다 싶어 슬며시 웃음이 났지만 얼핏 그것이 어머니의 삶의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41p)

장영희 지음, 정일 그림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 장영희 에세이' 중에서 (샘터사)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위기'. 빈도와 강도에 다소 차이는 있을수 있지만, 어려움은 모든 사람을 찾아갑니다.
중요한 것은 그 이후이지요.
 
기본, 의연함, 당당함, 인내... 이런 덕목을 가질 수 있다면,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힘들었을 암 투병 속에서도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의 목소리를 전해주었던 고 장영희 서강대 영문과 교수. 그는 자신에게 힘이 되주었던 어머니의 말을 기억합니다.
"그렇게 야단법석 떨지 마라. 애들은 뼈만 추리면 산다."
 
그녀는 어머니의 이 말에서 질곡의 삶을 꿋꿋하고 아름답게 살아온 어머니의 힘을 보았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운명이 뒤통수를 쳐서 살을 다 깎아 먹고 뼈만 남는다 해도 울지 마라. 기본만 있으면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살이 아프다고 징징거리는 시간에 차라리 뼈나 제대로 추스려라. 그게 살 길이다."
 
장영희 교수의 어머님의 말을 보며 지난 2005년 3월17일자 경제노트인 '위기에 직면하면, 도랑에 빠진 소를 떠올려라'가 떠올랐습니다.
 
이제 우리 경제노트 가족들은 어려움이 다가오면 이 두개의 말을 떠올리면 좋겠습니다.
 
“소가 도랑에 빠졌다면 우선 소를 건져내고, 그 다음에 어떻게 해서 도랑에 빠졌는지 알아낸 뒤, 다시는 소가 도랑 근처로 가지 못하게 대책을 세우면 된다.”

"그렇게 야단법석 떨지 마라. 애들은 뼈만 추리면 산다."

Posted by 세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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