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예병일의 경제노트


호암 이병철의 독서와 '나의 책'  



예병일 이 노트지기의 다른 글 보기 2012년 12월 11일 화요일

호 암은 주로 어떤 종류의 책을 읽었을까? 대부분 경영서적이라고 추측하겠지만, 호암은 경영서적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주로 전기문학을 탐독했다. 인간의 내면적인 갈등이나 모순을 이해하는 데 더 큰 흥미를 느꼈던 것이다. 그래서 호암은 "어떤 책을 읽는 게 좋습니까?"라고 묻는 주변 경영자들에게 소설을 많이 읽을 것을 권유했다.
 
호암은 어린 시절 공부를 썩 잘하지 못했지만, 독서를 꾸준히 했다. 소설에서 사서에 이르기까지 책의 종류나 내용을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두루 읽는 편이었다. 실제로 호암은 지인들에게 "경영에 관한 책에는 흥미를 느껴본 적이 별로 없네. 새 이론을 전개해 낙양지가를 높이는 일도 있지만, 그것은 대체로 지엽적인 경영의 기술 면을 다루는 데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곤 했다. (294p)
 

민석기 지음 '호암 이병철 義 ( ) - 신뢰, 원칙, 인재 경영으로 이뤄낸 초일류기업 삼성의 신화' 중에서 (리더스북)

강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책 읽기 좋은 시기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어떤 분야의 책을 주로 읽고 계신지요?
 
삼성의 창업주였던 고 호암 이병철 회장. 그 역시 독서를 꾸준히 했는데, 주로 읽은 분야는 경영쪽이 아닌 소설, 역사책, 전기문학, 고전쪽이었습니다. 다시 말하면 '경영 스킬'이 아니라 '인간'에 관한 책을 탐독했던 겁니다. 호암의 말을 들어보니 공감이 갑니다.
 
"나는 경영에 관한 책에는 흥미를 느껴본 일이 별로 없다. 새 이론을 전개하는 일도 있지만, 그것은 대체로 지엽적인 경영의 기술면을 다루고 있는 데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관심을 갖는 것은 경영의 기술보다는 그 저류에 흐르는 기본적인 생각, 인간의 마음가짐에 관한 것이다. 그러한 뜻에서 논어와 함께 인간 형성의 기본 철학이 있는 전기문학에 나는 더 큰 흥미를 느낀다." ('자서전' 중에서,1986)
 
호암은 독서와 여행을 통해 항상 자신을 돌아보라고 권했습니다.
 
"여행은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된다. 사업을 하는 사람은 일에 쫓겨서 자기를 잃기 쉽다. 그리하여 사물을 보는 눈이 한쪽에 치우치게 되고 인간의 폭도 따라서 좁아질 우려가 있다. 이래서 나는 평소에도 특히 간부사원들에게 업무 이외의 독서를 많이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아무리 유능한 사원이라 하더라도 업무에만 파묻혀 살면 어느 사이엔가 유연한 사고력과 객관적인 판단력을 잃게 되기 쉬운 것이다."('재계회고'(서울경제신문) 중에서, 1976.6)
 
호암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은 '논어'였습니다. 그래서 호암은 평생 '논어'를 옆에 두고 항상 읽었다고 하지요. 
 
한파와 함께 찾아온 연말입니다. 내가 읽었던 책들 중에서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이 무엇이었는지 한번 돌아보고, 그 책을 곁에 두고 다시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아직 '한 권의 책'을 정하지 못했다면 이번 기회에 관심가는 책들을 읽으면서 '호암의 논어'같은 '나의 책'을 정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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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세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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