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미국과 독일에서 핵폐기물 안전하게 보관하려고 했는데, 20년과 50년도 못 되어 실패했단다.
10만년 후에는 핵폐기물은 자연상태로 안전해진다는데, 10만년이면 거의 영원한 시간 아닌가?
그럼, 핵폐기물은 영원히 안전해질 수 없다는 결론.
출처 : 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784269.html#csidx8c23b53e923867d940fde8ecf5e2689
1만년 뒤 인류는 핵쓰레기 알아볼 수 있을까
등록 2017-02-26 21:42
[미래] 핵폐기물 얼마나 깊이, 오래 묻어야 하나?
맹독성 사라지는 시간만 1만~10만년
먼 후손들 이해하는 상징 만들기 위해
해적 그림, 인공 달 설치 등 연구
현재 추진하는 500m 지하 처분은
지각 두께 비하면 사과껍질보다 얕아
5㎞ 시추공 뚫는 새 방식 제안도
1879년 스페인 북동부 한 시골에서 다섯살짜리 소녀가 들소가 그려진 동굴벽화를 발견했다. 변호사이자 고미술품 수집가인 소녀의 아버지는 그림이 구석기 시대에 그려졌다는 주장을 폈다. 살아생전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그의 추론은 사실로 밝혀졌고, 벽화는 3만~2만5천년 전 구석기 시대에 그려진 것으로 검증됐다. 이 알타미라 동굴벽화가 구제역을 경고하기 위한 ‘들소의 무덤’ 표식이라면?절대 그런 표지일 리 없겠지만, 우리는 3만년 전 현생인류(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우리에게 그림을 남겼듯 수만년 뒤 지구에서 살고 있을 후대인류에게 사용후핵연료 처분장 표식을 남겨야 한다. 원자력발전소에서 원료로 태우고 남는 사용후핵연료는 맹독성 방사성 물질 덩어리여서 땅속에 1만~10만년을 묻어두어야 한다. 이유는 이렇다.경수로의 경우 우라늄(U-235와 U-238)으로 만든 연료봉을 3년 동안 태우고 나서 폐기물로 끄집어낸다. 여기에는 플루토늄(Pu-239)과 넵투늄(Np-237), 아메리슘(Am-241) 등 고독성의 초우라늄원소(TRU) 등이 포함돼 있다. 우라늄도 여전히 93%가량이 남아 있다. 이들 원소의 산화물이 먼지 형태로 공기 중에 떠 있다가 사람들이 호흡할 때 허파에 들어가면 암을 유발할 수 있다. 고독성이라는 것은 이들 핵종에서 나오는 방사선이 사람 몸에 쬐었을 때 피해가 막심하다는 것을 말한다. 이들 원소의 독성이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상상을 뛰어넘는다. 플루토늄-239는 2만4천년, 넵투늄-237은 200만년, 아메리슘-241은 430년이다. 우라늄-235는 7억년, 우라늄-238은 지구 나이와 비슷한 45억년이다.사용후핵연료 표시 어떻게 할까
왜 사용후핵연료를 땅속에 묻어야 하는 기간이 1만~10만년일까? 최희주 한국원자력연구원 방폐물처분연구부 책임연구원은 “1980년대 스웨덴에서 원전을 도입할 때 사업자가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에 대한 답변을 해야 했다. 사업자는 핵연료가 붕괴를 거듭해 자연 상태의 우라늄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10만년 정도 필요하고 그동안 핵연료 폐기물을 부식하지 않는 용기에 넣어 처분하면 오염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한 데서 유래했다”고 말했다. 그 뒤 스웨덴 사업자가 인허가 과정에 처분용기 수명이 10만년이라는 것을 입증하기 어려워한 경험을 보고 핀란드에서는 용기 수명을 1만년으로 바꿨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공포한 고시에는 수명이 ‘수천년’으로 표현돼 있다.지구 역사에서 수천년은 긴 시간이 아니지만, 인류 역사로는 짧은 기간도 아니다. 현생인류가 출현한 게 4만년 전이다. 신석기가 시작한 건 1만년 전, 문자가 발생한 지는 4천~5천년밖에 안 됐다. 글자로 위험을 알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집트의 상형문자는 고고학자들이 무덤을 파헤치는 데 경고로 작동하지 못했다. 세종대왕 덕에 현대 한국인은 한글을 쓰고 있지만 600년이 채 안 됐음에도 <용비어천가>를 술술 읽을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맹독성인 ‘사용후핵연료 무덤’ 표시를 어떻게 해야 할까? 2007년 국제표준화기구(ISO)와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1946년에 도입됐던 노란색 클로버 모양인 ‘전리방사선 위험경고’ 로고를 빨간색의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꿨다. 기존 방사선 로고와 함께 해골을 보고 달아나는 사람의 형상을 담고 있다. 하지만 해골은 19세기 해적들이 즐겨 썼던 모양이어서 자칫 보물을 숨겨둔 장소로 오해할 수도 있다.
미국 에너지국(DOE)은 1991년 언어학자, 인류학자, 공상과학소설가, 미래학자, 과학자들로 팀을 꾸려 방사성폐기물심지층처분장(WIPP) 주위에 세울 표지물과 문구 연구에 들어갔다. 둘레 25㎞ 면적에 높이 30m짜리 가시 모양의 대형 석조물을 세우자는 방안과 위험을 알리는 만화가 제안됐지만 석조물 안이 채택됐다. 프랑스 방사성폐기물 관리기관(ANDRA)도 지난해 방폐장 표지 공모를 했다. 1등에는 땅 위에 결코 치료될 수 없을 것 같은 흉터를 남기자고 제안한 작품 ‘망각된 프로메테우스’에 돌아갔다. 독일에서는 거대한 인공 달을 띄워 경고 메시지를 전하자, 방사선을 쬐면 눈 색깔이 변하는 고양이를 만들어 구전 노래나 신화·속담에 남겨놓자, ‘원자 사제직’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들이 제안됐다.하지만 인류는 땅 위에 세울 표지는커녕 사용후핵연료를 땅속에 묻는 일조차 완성하지 못했다. 가장 앞선 경우가 핀란드와 스웨덴인데, 400~500m 지하동굴에 핵연료 폐기물을 쌓아두는 처분장 인허가 신청을 각각 2011년과 2012년에 제출한 상태다. 일러야 2020년대 중반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사용후핵연료 처분 로드맵을 발표했다. 2028년까지 부지를 선정하고 심지하동굴처분 방식의 처분장을 만들어 2053년부터 운영에 들어간다는 일정이다. 지하 500m는 가장 높은 토목건축물인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의 높이가 830m인 것에 견주면 결코 낮은 깊이는 아니다. 최희주 책임연구원은 “지하 500m에는 산소가 없어 처분용기가 부식할 염려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민기복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땅속 깊을수록 암반이 균질해지고 틈이 있더라도 물이 흐를 수 있는 투수율이 낮아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심할 수 있는 곳도 아니다. 1999년부터 운영에 들어갔던 지하 655m의 미국 방사성폐기물심지층처분장에서 2014년 방사능이 새어 나와 사용을 중단했다. 2008년 인허가 신청을 했던 미국 유카산의 사용후핵연료 처분장은 2010년 오바마 행정부에 의해 중단된 뒤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지하 750m의 암염을 뚫어 만든 독일 아세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은 방사성 물질 누출로 3조~6조원을 들여 12만6천 드럼의 핵폐기물을 끄집어내기로 했다.
미국 에너지국이 1991년 언어학자·인류학자·과학자 등으로 꾸린 연구팀은 수만년 뒤 후대인류가 핵연료폐기장임을 알 수 있도록 높이 30m짜리 가시 모양의 대형 석조물을 둘레 25㎞의 부지에 세우는 방안을 제시했다. 위키미디어코먼스 제공
500m는 지구 반지름 6471㎞와 견주면 사과 껍질 두께보다도 더 얕은 깊이지만 우리는 땅속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런데도 사용후핵연료는 땅속 깊이 묻을수록 안전하다. 민기복 교수는 지난 10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안전관리를 위한 유관학회 공동 심포지엄’에서 심부시추공 처분기술을 소개했다. 석유탐사나 온천개발, 지열발전 건설에 쓰이는 시추 기술로 땅속 5㎞까지 시추공을 뚫어 사용후핵연료를 처분하는 방식이다. 민 교수는 “지하로 내려갈수록 투수율이 훨씬 낮아져 핵폐기물을 인간 세상과 더 멀리 격리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동굴 방식보다 10배 멀리 놓으면 100배, 1000배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정찬호 대전대 건설안전방재공학과 교수는 “땅속 처분장에 있는 방사성 물질의 확산은 지하수를 통해 발생한다. 400~1000m 깊이의 국내 온천수를 조사해보니 수소이온농도(pH) 9~10에 이르는 강알칼리이고 음이온이 많으며 나트륨·칼륨 등이 많은 연령이 오래된 지하수가 많았다. 이런 지하수에서는 핵종이 흡착돼 이동이 극히 제한될 수 있다”고 했다.땅속 깊이 뚫는 기술은 이미 확보돼 있다. 러시아에서는 과학연구 목적이지만 12.22㎞까지 뚫어본 경험이 있다. 우리나라도 포항 지열발전 사업에서 4.2㎞까지 시추한 바 있다. 문제는 시추공 지름이다. 현재 기술의 한계는 8.5인치(21.6㎝)이다. 핵연료폐기장으로 쓰려면 적어도 두배는 돼야 한다. 이유는 경수로에 쓰이는 핵연료 다발 크기 때문이다. 핵연료봉은 약 1㎝가 조금 넘는다. 원자로에서는 연료봉을 가로, 세로 17개씩 붙여 만든 집합체(다발)를 연료로 쓴다. 한쪽 변 길이가 22㎝로 대각선이 31㎝이다. 처분용기에 넣고 작업 여유 공간까지 고려하면 17인치(43.2㎝) 정도는 뚫어야 한다.“지진 고려가 최우선”
깊을수록 좋다면 왜 5㎞인가? 지하로 내려갈수록 온도가 1㎞당 25도 정도씩 높아진다. 핵연료폐기물도 자체 발열한다. 지하 5㎞ 정도면 지하 온도 125도와 발열량 125도를 합쳐 250도 정도 된다. 미국 에너지국 권고사항은 여기까지다. 더 깊으면 온도가 너무 올라간다.지진에 안전할까? 10만년이면 지형 변동은 없을까? 빙하기가 온다면? 김영석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지각 변동의 시간 스케일은 10만년보다 커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빙하기는 핀란드나 스웨덴의 경우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그 부분까지 고려한 설계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지진이다. 김 교수는 “심부로 들어갈수록 단층 수가 줄어들고 지표에 있는 원전보다 안전할 수 있지만 원전 수명은 수십년인 반면 핵연료폐기장은 수천, 수만년을 견뎌야 한다. 단층이 존재하지 않는 곳을 찾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라고 말했다.우리나라 로드맵은 부지 기본조사를 한 뒤 주민 의사를 묻고 나서 부지 심층 조사를 하는 것으로 돼 있다. 김 교수는 “지질조사를 통해 가장 적합한 곳을 찾아낸 다음 주민을 설득하고 선호도를 조사해야지 주민투표부터 하면 안 된다. 지질학자가 아무리 뛰어나도 단층을 바꿀 수는 없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글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인포그래픽 박향미 기자 phm8302@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472752.html#csidx5c603380785f3808637cd8d3dae2a3b
독일 아세방폐장, 균열·지하수 침수탓 이전
등록 :2011-04-12 23:02
- 페이스북
- 트위터
- 공유
- 스크랩
- 프린트
10년 걸쳐 6조원 들여
독일 연방방사능방호청(BfS)은 올해 1월 니더작센주의 아세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에 보관중이던 12만6000드럼의 폐기물을 옮기기로 결정했다.아세 방폐장은 옛 소금광산을 이용해 만든 지하동굴에 1967년부터 1978년까지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온 옷과 장갑, 서류 등을 저장했다.그러나 동굴처분장 지반에 금이 가고 지하수가 스며들면서 폐기물 드럼을 부식시켜 방사능 유출이 우려되자 연방방사능방호청이 결국 폐기물을 이전하기로 한 것이다.연구자들은 아세 방폐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가지 방안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콘크리트나 화학물질로 채우는 방법, 좀더 깊은 곳에 동굴을 만들어 옮기는 방법, 폐기물을 꺼내 옮기는 방법 등이 제시됐다.그러나 첫째 방법은 장기간 안전성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판단해서, 둘째 방법은 소금광산이 독일 법규가 허용하는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 때문에 배제했다. 셋째 방법도 폐기물 드럼들이 부식된 상태여서 옮기는 과정에서 작업자들이 피폭당할 위험이 크지만, 장기적 안전을 위해 이 방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연방방사능방호청은 밝혔다.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조직활동국장은 “독일이 10년에 걸쳐 40억유로(6조5000억원)를 들여가며 폐기물을 옮기기로 한 결정은 경주 방폐장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지금이라도 균열과 지하수 문제를 안고 있는 경주의 동굴 방식(지하 암반층에 수평동굴이나 수직동굴을 뚫어 방폐물 드럼을 쌓은 뒤 폐쇄하는 방식) 방폐장 건설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건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방사능과 방사선의 차이 (0) | 2023.11.16 |
---|---|
“방사능, 기준치 이하면 몸에 좋나? 그렇게 좋으면 왜 계속 경주에 짓노. 서울에 가져가뿌라” (1) | 2021.02.20 |
병원 - 수원시 영통 부근 (0) | 2021.01.16 |